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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순응과 전복

순응과 전복
  • 저자김영진
  • 출판사(주)을유문화사
  • 출판년2019-07-17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2-0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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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21』 창간 멤버이자 『필름2.0』 편집위원을 지내며 활발하게 영화평론가로 활동해 온 김영진 평론가가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 영화계에 불어온 미학적 활기에 관해 기록한 평론집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시기를 이끌었던 영화감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김지운 등의 작품을 중심으로 그들이 이루어 낸 눈부신 성취를 이야기하며, 독창적이고 위배적인 그들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집중적으로 풀어냈다. 나아가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예술적, 산업적으로 비약적인 변화를 추구했던 현대 한국 영화의 다양한 장르적 시도를 블록버스터, 역사, 멜로 등의 장르를 통해 한눈에 바라보고, 앞으로 우리 영화가 걸어갈 좌표와 지도를 그려 본다.



    미학적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룬 한국 영화의 비평적 연대기



    지난 20여 년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미학적 활기가 넘치는 시기였다. 이때 등장했던 영화들은 금기를 깨는 플롯과 시각을 장악하는 강렬한 장면들로 무방비 상태였던 관객의 심리를 자극했다. 당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견인한 감독들 중심에 몇몇 감독의 존재감은 상당히 두드러졌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시작으로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지는 복수 시리즈에서 지금까지 금기시되어 온 소재들의 한계를 무너뜨렸고,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과 〈마더〉에서 좀처럼 꺼내기 힘든 사회의 어두운 진실을 보여 주었으며, 이창동 감독은 〈오아시스〉, 〈박하사탕〉 등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한 통찰을 묵직하게 담았다. 이들은 기존 영화의 장르적인 관습에 표면적으로 순응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그 안에 자신만의 작가적 개성을 표출하여 전통적인 장르를 전복시키고 시장의 승리자로 올라섰다. 한국 영화는 수많은 관객의 인생 영화가 되었고,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감독 등은 장르의 순응과 전복의 파도 속에서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영화를 만들어 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위를 획득했다.



    “투자자들은 질색하겠지만 나는 이들 감독이 추구했던 그 위반의 정서와 날렵한 재능을 존경했다. 그러나 한국의 영화산업이 점점 촘촘한 관리 체계를 갖추면서 창작자들의 위반 시도는 점점 드물어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시초부터 불과 20여 년도 지나지 않은 과거의 찬란한 성취와 현재의 드문 성취를 회고조로 돌아보는 것은 아니다. 신新전통은 이제 시작되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믿는다.” -‘글을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시기를 중심으로 한국 영화의 빛과 그림자를 미학적 분석을 통해 드러내는 본격 영화 비평이자, 한국 영화가 가장 부흥했던 시기에 평론가로서 활동한 김영진이 남긴 혼신의 기록이다. 1980~1990년대 한국 영화사가 언급되기는 하나 맥락을 다루기 위해 끌어들인 것일 뿐, 대개는 현대 한국 영화의 반역적 작품들이 다수를 이룬다. 현대 한국 영화사 전체를 훑는 것도 아니며 감독론을 모은 것도 아닌 이것은 철저하게 감독과 장르의 상관관계에 주목해 영화 작업의 주 매개자이자 창조의 큐레이터인 감독들이 어떻게 장르의 규칙을 변용했는지를 살피고자 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전통적인 장르의 규칙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비틀어서 의미 있는 성취를 거둔 현대 한국 영화의 미학적 정체성을 규명하고, 앞으로 그 새로운 전통을 이어 갈 한국 영화의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날카로우면서도 진정성 있는 평론

    침체기 한국 영화계에 던지는 애정과 믿음



    『순응과 전복』은 대기업 자본이 극장에 투입되어 숟가락 하나까지 견제하는 영화계 풍토 속에 갈수록 한국 영화의 미학적 활기가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기획되었다. 이 책은 김영진 평론가가 200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씨네21』, 『필름2.0』과 같은 주요 매체에 기고한 글과 책 출간을 위해 새롭게 집필한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영화계를 일신해야 한다는 대단한 목표의식을 세운 것은 아니다. 할리우드 시스템이나 할리우드식 장르 관습이 만연해지면서 영화감독의 예술적 위치가 위태로워져 가고 그들만의 작가적 개성을 드러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지금, 어떤 이념이나 스타일의 족보에 속하지 않는 과감한 감독의 야심을 추구했던, 당시 한국 영화의 동력인 미학적 도전과 모험 의식을 조금이나마 일깨우고자 하는 데 있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의 글은 감정이 최대한 배제되어 있고, 빛나는 언어의 조탁으로 정확한 메시지를 담는다. 독자가 밑줄을 그으며 읽고 싶게끔 하는 글이다. 당시 현학적인 표현으로 지식을 과시하거나, 개인의 개성을 해학적으로 드러내며 공감을 끌었던 평론가들 사이에서 조용한 카리스마를 품은 수수하지만 탄력적인 표현으로 충성도 높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그다. 현직 영화감독들도 그의 진정성과 설득력 있는 글을 통해 힘을 얻거나 자극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창동 감독이 처음으로 추천사를 쓴 것만 봐도 영화계에서 김영진 평론가의 존재가 얼마나 특별한지 알 수 있다.



    “김영진이 오랜만에 평론집을 낸다는 소식이 진심으로 반갑고 기쁘다. 나는 그가 『필름2.0』 같은 매체에 한창 왕성하게 평론을 쓰던 시기가 한국 영화에서 가장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던 때라고 생각한다. 그 무렵 나 역시 그의 평론에 자극받고, 힘을 얻었다. 그는 한국 영화의 기존 전통과 부딪치며 자기만의 문법을 찾아내려는 동시대 창작자들의 도전에 깊이 공감하고 지지하였고, 그것들의 영화적 의미를 발굴해 부지런히 관객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그런 그가 평론가의 목소리를 점차 줄이고 학교와 영화제 일로 물러나 있는 동안 한국 영화는 외적으로 놀라운 성장과 규모를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느새 미학적 긴장이 느슨해지고 영화 작업 전반에 자기만족과 나태함이 만연하게 되고 만 것 같다. 그래서 지금 그의 글을 다시 읽는 느낌은 각별하다. 이 책에 실린 그의 평론들은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 영화들이 어떻게 장르적인 관습을 부수고 깨뜨리면서 새로운 전통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해 왔는지 증언하면서, 모두가 시스템 매뉴얼에 매이고 대중적인 성공과 영예라는 주술에 취해 있는 듯한 이 시기에 여전히 한국 영화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미학적인 모험과 도전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일깨우고 있다.” ― 이창동(영화감독)



    본문 속으로



    한국 영화감독의 대다수는 ‘아비 없는 자식들’이다. 그들은 과거 한국 영화의 장르전통을 의식하지 않고 영화를 만든다. 대신 그들에겐 아비 없는 자식들이 지닌 모험 정신이 있다. 이런 분위기는 현대 한국 영화의 역동성에 힘을 싣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다. 이를테면 할리우드 영화는 어떤 범주의 영화든 넓게 보아 이것은 할리우드 영화다, 라고 구분 지을 수 있는 스타일의 공통점이 드러난다. 때로 이완과 이탈을 허용하기도 하지만 할리우드 시스템은 자기 브랜드의 경계를 완전히 벗어나는 창작적 활기는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15쪽



    사실 〈오아시스〉에서 ‘별것’인 것은 종두가 빠지는 공주와의 사랑이다. 약간 정신이 나간 듯하고 형 대신 옥살이를 할 만큼 이해타산에 어두우며 자신의 억울한 오명을 해명하기 위해 변변히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사회 부적응자 종두는 동시에 어떤 것에도 선입견의 틀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어린아이의 맑은 심성을 지닌 인간이다. 그건 공주도 마찬가지여서 일하는 사람을 가장 부러워할 만큼 자신이 사회적으로 무용한 존재라는 자책에 갇힌 그녀는 장애인인 자신의 처지를 이용해 대신 연금을 타 먹는 친오빠를 원망하지 않는 착하고 순진한 마음의 소유자다. 미친 듯이 보이는 이들의 사랑이 사실은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는, 번드르르한 소비사회가 그토록 교묘하게 찬양하는 낭만적 사랑의 이상형이다. -84쪽



    박찬욱 감독의 말에 따르면 송강호는 본인이 출연한 영화 외에 다른 영화는 거의 보지 않는데도 간혹 그가 본 영화에 대한 평이 예리해서 놀란다고 한다. 박찬욱과 작업할 때 그는 촬영이 끝나도 편집실에 늘 출근하다시피 하는 배우였다. 편집실 구석 의자에 앉아 편집 과정을 지켜보면서 간혹 졸기도 하고 편집 과정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일이 끝나면 술 마시러 가자고 한다는 것이다. “송강호가 영화 보는 눈이 좋은 건 자기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언젠가 박찬욱이 농담조로 말했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 송강호는 감독의 의도를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현장에서 다른 스태프들이 당혹해하고 있을 때에도 말없이 감독을 지지해 주는 배우였다고 한다. -116쪽



    기념비적인 ‘예술 대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마케팅을 포함해 100억 원에 육박하는 제작비를 기록한 이래 할리우드라는 부잣집 아들에 대한 콤플렉스를 지닌 한국 영화는 실제로 점점 부잣집 아들의 흉내를 냈다. 그사이 관객은 기억에서 사라진 대작 영화의 목록을 한 움큼 갖게 됐다. 〈단적비연수〉, 〈튜브〉, 〈내추럴 시티〉,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아 유 레디〉 등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많은 영화가 시장에서 나동그라졌다. 그 영화들은 모두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수준을 증언했다. -155쪽



    “최근에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읽었는데 말이야…… 얼마 전에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를 다시 봤는데 말이야……” 박찬욱을 만나면 사석에서 그가 이런 식으로 화제를 꺼내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또는 “빅토르 위고가 말하길 유명세라는 것은……” 이런 식의 인용도 곧잘 즐긴다. 그는 그가 만난 영화인들, 예술인들과의 일화를 맛깔스럽게 정리해서 재미있게 들려주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잘난 척하지 않고 모든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야, 라는 태도로 그가 접하는 사람들, 책들, 음악들, 영화들을 접수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무한의 관용 덕분에 그는 반역적인 B 영화 정신이라는 소극적인 저항에서 통념적인 도덕과 윤리를 넘어서서 아우르는 도발적이지만 매력적인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다.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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